7시에 일어났다. 평소 생활을 생각해 보면 꽤나 일찍이다. 안경도 쓰지 않고 모니터 앞에 앉았다. 메일박스에는 스팸만 두 통 뿐이다. 지워버렸다. 샤워를 하고 와서 책상 앞에 앉았다. 화면보호기. 검은 바탕에 현란한 빛줄기가 눈을 현혹한다. 한참동안 화면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호미곶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보았던 길가의 나즈막하고 담이 얇은 집들이 생각났다. 무작정 며칠 걸어보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달력을 떠올렸고, APPC10을 생각했고, 워크샵을 생각했고, 개강을 생각했다. 바보같으니. 이래서는 어디도 갈 수 없다.
바보같으니. 사실 그 길의 끝에는 특별한 것은 없다. 길섶의 풀꽃과 뜨거운 태양과 땀방울과 아픈 다리, 그리고 노래는 길의 끝에 있는 것도 시작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 난 어디로 가야 하지? 어디에도 가지 말아야 하나?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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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C10이라는 말을 보고 갑자기 반가워(?)져서 리플을 달아 버렸습니다. ^^ KAIST 정하웅 교수님 연구실 학생이구요. 학회 때 몇 번 만났던 것 같네요. :)
안녕하세요. ^^; 반갑습니다. 사실은 낯선 아이디에 깜짝 놀랐어요. 하하; 다음 주에 APPC10에 오시는건가요. 저는 발표를 안(못?) 하는데다가 나흘 동안은 다른 스쿨을 듣게 되는 바람에 학회장에서는 못 뵐지도 모르겠네요. 더운데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