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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年中無休
지난 주, 뿌리가 분 밖으로 탈출하려는 로즈마리와 화분 길이 보다 두 배 정도 키가 커 버린 산세베리아를 새로운 화분으로 이사시켰다. 시장에 가서 화분과 배양토와 기타 등등을 사와서 으쌰으쌰 신나게 분갈이를 했는데, 사후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뭔가 조금씩 잘못 한 것이 있지 않은가! 로즈마리는 가급적 뿌리가 다치지 않게 그대로 옮기고 새 흙을 눌러 담지는 말라고 하는데 흙을 꾹꾹 눌러 담으면서 뿌리가 감고 있던 흙을 짓눌러 뭉개 버렸고, 산세베리아는 흙이 마른 상태에서 옮겨 심으라고 했는데 화분에서 잘 빠져 나오라고 물을 잔뜩 준 채로 분갈이를 해 버렸다. -0- 둘 다 과습을 싫어하는 성격인데 흙은 그냥 파는 배양토를 썼고..

분갈이 후 (걱정을 하면서) 닷새 정도 관찰한 결과, 아직 둘 다 별 이상 징후를 보이지는 않는다. 로즈마리는 분갈이 몸살이 심하다고 들은 바가 무색할 정도로 쌩쌩하고 (아직 가지나 잎이 적어서 몸살을 덜 앓는지도 모르겠다) 산세베리아도 잎이 흐물거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로즈마리는 물을 두 번 정도 줬는데, 흙이 기대보다 배수가 잘 되긴 하지만 전의 흙보다 수분을 오래 머금고 있는 것 같아서 앞으로 좀 더 관찰하면서 - 물 주는 주기를 늘이거나 좀 더 따뜻하게 해 주거나 하면서 - 물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산세베리아는 일주일 정도 더 있다가 물을 줘 볼 생각이다. 로즈마리 덕분에 흙의 성질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서 다행이랄까. 아무래도 산세베리아를 더 오래 데리고 있었으니 정이 더 가는게 사실이다. 다음 번 분갈이를 할 때에는 흙에 마사토를 좀 섞어봐야겠다.

산세베리아는 얻은 지 2년이 좀 넘은 것 같은데, 그 동안 어두운 연구실 책상 위에만 둬서 그런지 많이 자라지는 않았다. 키만 처음보다 두 배 정도 컸고 잎은 서너 장 더 늘었나. 키가 크는 건 좋은데 잎이 통통해지지 않고 홀쭉하기만 해서 요즘 새로 나고 있는 잎은 햇볕을 많이 보게 해 주고 있다. 연구실 창가에 계속 둘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침에는 직사광선이 너무 강해서 그냥 둘 수가 없다. 직사광선에 며칠 노출시켰다가 쭈그러지고 화상을 입은 잎이 이미 있기 때문에 조심을 하게 된다. 반질반질한 잎이 매력인 녀석인데! (프리뮬라도 주말에 창가에 뒀다가 두 번이나 말라 죽을 뻔 했다. 한 포기는 이미 저 세상으로.. ;ㅅ;) 내 산세베리아는 그래서 모습이 좀 특이하다. 화원에서 자란 늙은 잎은 할매처럼 쭈글쭈글하고 넓데데한데 비해 새로 자란 잎은 키만 멀쩡해서 뺀질뺀질하다. 이런 잎들이 한 포기로 같이 붙어 있으니 다른 산세베리아처럼 튼실하게 키재기를 하는 그림은 안 나온다. 그래도 내 눈에는 내 산세베리아가 제일 예쁘다. 지금 새로 자라고 있는 잎은 덩치도 좋아질 것 같으니 좀 기대를 해 볼까.


2008/03/25 15:32 2008/03/25 15:32
롱고롱고

눌러담으면 안되는 거였군요;; 많이 배우게 되네염

sid

얘네들이 안 죽으면 눌러담아도 상관없는거고 아니면.. ;ㅂ;

린드

나도나도!!! 화분 하나줘!

sid

아. 조만간 로즈마리 가지치기 할 건데 그 때 뿌리내리면 하나 나눠줄게. ㅎㅎ 사실 마트나 화원에 가면 2000원 정도에 살 수 있어; 산세베리아는 선물 받은거라 얼마정도 하는지 모르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