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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年中無休
정직하다는 것은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는 것을 말한다. 지적으로 정직하다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속이지 않으며, 또한 우리가 모르는 것에 대해 아는 척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세계는 넓고 사람이 알아야 할 정보는 너무나도 많다. 물론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적어도 공부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그저 그럴 것이라 믿고 넘어가는 행동을 경계를 해야 한다. 이는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이해한 것처럼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다.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귀찮아서, 믿고 넘어가면 편하니까, 혹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할 용기가 없어서, 나를 속이고 싶은 유혹은 언제나 존재한다.
공부를 제대로 하는 것은 절대 편하지 않다. 공부하는 것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순간,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속이고 있지 않은가를 의심해 보아야 할 것이다.

당연한 말인데 굳이 이렇게 써두는 까닭은, '나는 지금 지적으로 정직한가?'라는 물음에 당당해 그렇다고 대답할 자신이 없어서인지도 모른다. 부끄럽지 않게 정직하게 살아보자.


덧. "관습과 권위에 굴복하여 사물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고 사물의 이유를 탐색해야 한다." 소크라테스가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내 스스로가 권위를 만들고 타인에게 이를 강요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는 않은가 역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2007/08/16 02:18 2007/08/16 02:18
coolen

그런데, 이런 태도를 "과학적"이라고 하는 것과도 연결된 사유인 것인데, 가설과 검증으로 그 태도를 확장시킨다면, 검증을 위해 가설에 대한 논리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요소를 완벽히 제거하지 못해서 지적으로 정직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인가요? 좀 더 나아가서, 부끄럽지 않을 태도를 갖기 위해서는 가설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모두 리서치할 수 있는 외연의 확장이 일어나지 않았다...

덧, 가설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에서 유도되는 설명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쉽게 넘어가고 있는지를 고민해야...

이러다가 괴델 아자씨 나오겠...

sid

연필깎이의 구조와 기능을 파악하기 위해서 전자의 dynamics까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겠지요. ^^ 전자의 dynamics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완벽'하게 연필깎이의 구조와 기능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고요.
이렇게 끄적거려 놓은 의도는 오히려 덧-으로 말씀하신 것에 가깝습니다. 공부를 하다가 가끔씩 권위자의 reference - 그것이 옳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선입견이겠지요 - 를 직접 확인해 보지 않고 믿고 싶은 유혹도 생기기 때문에.. ;; 한가지 더 더하자면, 가설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고 필요한 범위 내에서 만족할만큼의 검증을 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거나 상황이 달라지면 가설의 옳고 그름도 변할 수 있는다는 사실도 늘 잊지 말아야 겠지요.
그 동안 좀 바빠서 답글이 좀 늦었습니다. ^^ 워크샵 둘째 날에 조용히 사라지셔서 아쉬웠어요.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