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Filed under scratch blue
방에 돌아오는 길에,
하늘 향해 팔다리 지켜들고 길바닥에 대자로 누워있는
(납작해진) 큰 개구리를 보았다.

나와 아무 관계도 없는 미물.
떠올릴 추억도 아쉬운 미련도 없는
그 순간에 죽음의 감각은 더욱 생생하게, 노골적으로, 거칠게, 다가온다.

사람의 죽음은, 반려동물의 죽음도, 방패1 뒤에 나를 숨긴 채로 마주하지만


사체 앞에 마주서 아무 것도 가릴게 없는.


그래서 나는 죽은 벌레가 싫다. 아니, 벌레를 죽이는 것이 싫다.






footnote
  1. 기억이라 해도 좋고. 관계있음에서 파생되는 그 모든 것이라 해도 좋다. #
2007/08/15 01:01 2007/08/15 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