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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年中無休
연말같지 않은 연말입니다. 사실은 요즘 날짜 감각이 (전혀) 없습니다. 지난 월요일,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날 아침에는 그 날이 일요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오늘도 역시 아무 생각이 없다가 문득 오늘이 2006년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그다지 큰 감흥은 없습니다. 오늘 뜨는 해도 내일 뜨는 해도 결국은 같은 태양일 뿐이지요.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고 그만큼 책임져야 할 일이 늘어나게 되는 것은 서글프지만, 그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같이 밥 먹으로 가기로 했던 눈님은 연구실에서 (노숙자처럼) 잠이 들었습니다. 이 틈을 이용해서 연말 결산이라도 해 볼까요. (배고픈데. 0ㅅ0)

@ 2006년에 새로 시작한 것
    # 일단은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눈님의 누비마루 서버에 강제로 입주당해(?) 버렸지요. 이 녀석을 어떻게 요리해야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뭐든 써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월간 스케줄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전까지는 메모/기록/계획 같은 것과는 전혀 인연이 없는 인생이었지만 이제 슬슬 약속을 기억해 두는 것도 귀찮아졌나 봅니다. (아니면 기억력이 나빠지고 있는건지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 '연구'라고 불리는 것을 제대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배울 것이 아주 많습니다.
    # 새로이..라고 말하기는 이상하지만, 베이스 연주에 조금 욕심이 생겼습니다. 지난 연초에는 베이스를 팔아버릴까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당분간은 더 가지고 놀아야겠습니다.

@ 2006년에 그만 둔 것
    # 점점 어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제 제 마음 속에 피터팬은 없습니다. 그 계기에 대해 이야기 해 볼 날이 언제 또 있겠지요.

@ 2007년에 하고 싶은 것
    # 정처없이 돌아다니고 싶어요. 사진 찍으면서.
    # 베이스 연주하면서 노래부르기를 마스터 해 볼까요. 언젠가는 자우림/김윤아 프로젝트 밴드를 한 번 해 보고 싶군요.

@ 2007년에는 그만 두고 싶은 것
    # 현재의 '나'에게 큰 불만은 없습니다. 단점도 사실은 제 개성의 일부이고, 굳이 so-called '성공한 삶'을 위해 아둥바둥 살아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편안하게 삽시다. (점점 편안하게 살기는 힘든 세상이 되는 것 같긴 합니다만.)


덧. 경어를 쓰면 어떤 문체가 나오게 될지 궁금해서 써 봤습니다. 블로그의 잠재적인 독자를 '내일의 나'로 가정하는 것은 여전히 변함없습니다만 확실히 다른 분위기가 되는군요.

2006/12/31 15:06 2006/12/31 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