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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年中無休
1. 매일 잠에서 깨었을 때 싫은 기분만은 들지 않기를. 어느 날은 자다가 일어나 기지개를 켜다가 손을 잘라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무서워졌다.

3. 막내 삼촌이 포항에 오셨다. 시내 근처에서 어딘가에서 만나서 (삼촌 친구들과 같이) 맥주를 잔뜩 마셨다.  공부 열심히 하고 목표를 이루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용돈을 쥐어 주셨다. 10월 9일 화요일. 과메기가 맛있으려면 좀 기다려야 한다.
(정말로 잔뜩 마시려면 마셨던 것 만큼 더 마셔야 할지도 모른다.)

5. 마음이 설레어 내일을 기다리며 잠든 때가 언제가 마지막이었더라. 고등학교 수학여행이었을까. 졸업여행 때까지는 그랬을까.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날, 동아리 오디션 보기 전날,  그 때는 마음이 설레었던가.  대학원 입시 발표가 나던 날은 별로 설레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요즈음은? 다시 돌아올 월요일과 화요일과 수요일과 일요일들. 왜 그렇게 살고 있니?

7. 나를 한심하다고 생각하니 나는 정말로 한심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한심한 내가 미워서 한심한 짓을 하고 한심한 짓을 하는 내가 다시 미워지고 나는 또 한심한 하루를 살고.
(그러니 기쁘게 잠들 수 있을리가. 그러면서도 나는 참 잘 잔다.)

9. 나는 홀수를 좋아한다. 짝을 지워도 꼭 하나 남을 수 밖에 없는.



2007/10/10 01:46 2007/10/10 0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