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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年中無休
홍차 찻잔을 사고 싶어진 것은

순전히

보온병에서 지워지지 않는 커피향 때문에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얼그레이의 달콤함이 조금도 빛을 발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일거다.

차라리 유리잔에 따라서 마시고 떠날 것을,

언제까지고 어디까지고 곁에 두고 음미하겠다고 보온병에 따라 놓고선

후회한다.

오래 소유하려는 욕망이, 짧아서 아름다운 순간을 죽여버렸다.

찻잔을 가지면 위로 받을 수 있을까?

홍차의 향기가 아니라 그저 찻잔이 내 마음을 덧없이 채우고 말겠지.



2010/08/04 21:44 2010/08/04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