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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길에 서서     -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 이거니......


든든하게 지구를 딛고 서 있는 것이 기쁜 일이기는 하나, 동시에 지구에 발 붙이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 슬프지 아니한가.

떨어지는 물체가 중력을 거부할 수 없듯이 사람의 아들로 태어난 우리도.


Queen - The Show Must Go On


2006/11/14 02:37 2006/11/14 02:37